#1. Paris 학회 참석 차 파리 다녀왔다. 가을에 파리를 언제 올 수 있겠냐며, 학기 중에 무리하여 다녀왔고, 그 시간들을 메우느라 한달이 넘게 고생 중이다. 살면서 깨달은 점 중 하나는, 일 다 끝내고 놀 수 있는 여유는 없다는 것, 일단 틈틈이 놀아야 그나마 놀 수 있다는 것이다. 춥지 않은 파리를 와보고 싶었다. 10년도 전에, 석사 수료하고 한 겨울에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여러 사정으로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예전보다 체력은 좀 떨어졌어도 여러가지로 여유가 생긴 터라 좀 다르게 즐겼으나 역시 파리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특유의 불친절한 파리사람들 틈에서 여느 관광객처럼 소매치기도 당하고, 똑같은 코트를 2개나 사서 어리둥절하고, 어딘지도 모르고 정처없이 걷다가 방전됐지만 마음편히 자유로웠다...
돈 잡아먹는 도시, 오타루. 여기서 카드를 몇번을 긁어댔는지... 여행가면 기념품 따위에 크게 집착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르골에 눈이 휙 뒤집힘. 이미 훗카이도 여행이 나를 위한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발레리나 오르골을 나에게 또 선물함.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나오면서 발레리나들이 뱅글뱅글 돌아감. 안사고 버틸 수가 없었음. 지금은... 상자 안에서 꺼내보지도 않고 그대로 구석에 방치 중. 동생 말대로 예쁜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음.... "미나미 오타루역 -> 오르골당 -> 오타루운하 -> 오타루역"으로 이동. 물론 계획된 바는 아니었다. 오타루 갈거니까 오타루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한정거장 전, 그러니까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많이 내리길래 따라 내렸음.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오..
세계 3대 축제로 불리운다는 삿포로 눈꽃축제에 맞추어 여행일정을 잡았으나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음. 워낙 사람이 많고,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한국의 명동쯤으로 여겨질 정도였음. 이렇게 시끌벅적한 축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관광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음. 눈꽃축제 기간이라 삿포로 시내 호텔 숙박료가 평소보다 더 비쌌음. 하코다테의 빌라 콘코디아 리조트와 숙박료 차이는 거의 없는데, 방 크기며 컨디션 차이는 상당했음.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좀 아쉬웠음. 어느 여행지든 호텔의 위치를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편인데, 이 호텔 또한 오도리공원 근처여서 눈꽃축제 즐기기에도 편했고, 맛집은 찾아다니지 않는 편이나 맛집이 즐비한 스스키노 중심가에서 가까웠고, 공항리무진 정류장이 호텔 바..
훗카이도에서 두번째로 찾은 곳은 도야호수. 훗카이도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이유가 바로 도야호수 때문이었음. 아무 생각 없이 호수를 바라보며 뒹굴거리겠다는 큰 그림을 그림. 역시 너무 만족스러웠던 곳. 일주일 여행 내내 혼자였으면 살짝 심심했을 뻔 했는데, WK양이 도야호수에서의 2박3일을 함께해주어 더 좋았음. 도야역에 내렸으나 어떻게 호텔을 찾아가야 하는지 또 모름. 그냥 택시 타려고 했으나 도야역 앞에 버스 정류장이 하나가 있길래, 다른 사람들이 다 거기에 서길래 따라감. 어쨌거나 버스로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음. 사람들 따라 타고 따라 내렸는데.... 또 어딘지 몰라서 그냥 택시 탐. 무계획 여행. 기사 아저씨가 너무 당황하더니 약 2분 달려서 내려줌. 늦잠자고 여유있게 일어나고. 호텔 옥상에 ..
졸업 기념으로 나홀로 훗카이도 여행. #1. 첫 번째 도시 : 하코다테일본에서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도시. 한때 최고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역사의 한켠으로 벗어나 정갈하게 낡은 도시. 치토세 공항에서 JR타고 하코다테역으로. JR 지정석이 매진이라 자유석으로 타서 처음 1시간은 입석으로. 그래도 모든 게 용서되는 설레는 첫 날. 여행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준비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믿고 온지라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자마자 어리둥절. '호텔은 어떻게 가지?'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캐리어 끌고 돌아다니다가 트램을 보고 일단 탐. 하코다테의 호텔은 참 마음에 들었음. 들어오자마자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하코다테 야경을 구경하러 나감. 멀티콘센트를 가져오지 않아서 멘붕이었으나 곧 잊어버림. 관광객이 너무..
가만히 있는 거 좋아한다니까. 20대 중반에는 취업 실패를 통해 불러일으켜진,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던 불안을 넘느라 가열차게 방황을 한 번 했고, 30대 후반에는 박사논문 지연을 통해 불러일으켜진, 오랫동안 무시해왔던 나의 허약함을 끌어안느라 치열하게 방황 중이다. 다행히 30살 이후로 나는 더이상 쓸데없이 불안하지 않고, 지금도 이 시기가 지나면 더이상 영문도 모른채 서럽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안다. 다만, 지금의 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스스로에 대한 통제감을 잃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큰 실수 없이 자잘한 실수들 정도가 나를 지나갈거고 겉으로 기능상의 문제는 거의 없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번 그 끝도 없고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 속에 내팽..
#1. 일단 쉬고 본다. 할일은 태산이지만 할일은 늘 산더미일테니 틈틈이 쉬어야 한다. 아무리 일이 많아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아무리 평일에 허덕여도 주말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홍삼을 먹어도 녹용을 먹어도 비타민 주사를 맞아도 예전만큼 팔팔해지지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 아무 일도 없는데 기분이 좋고, 웃음이 나고, 세상이 반짝거리는 것 같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게 딱 봄이 왔다는 증거다. 봄을 만끽하기에 딱 좋은 곳을 찾아서, 어젯밤을 새고 졸린 눈을 비비며 3시간을 운전해서 왔는데, 정말이지 완벽하다. 이토록 완벽한 휴일이라니. 어제 상담을 말아먹고 마음에 짐이 무거웠는데 좀 낫다. #2. 헤겔에 따르면 정신이 "힘"이 되는 것은 오직 "부정적인 것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곁..
2015.7.18(토)-19(일). 부산 달맞이고개 > 해운대 > 광안리 > 남포동 오래된 친구들에게 융숭한 대접 받은 부산 여행. 쉼없이 먹고, 걷고, 보느라 여행 후 체력 방전. 다시는 안볼 사이처럼 모든 시간과 체력을 쏟아부음. 아무 것도 생각할 필요 없고, 아무 것도 결정할 필요 없고, 굳이 애써 날 포장할 필요도 없고, 그냥 손 많이 가는 사람으로 살뜰히 챙겨준 친구들 덕분에 피곤하지만 즐거운 여행이었음. 안그래도 빈틈 많은 사람이 동시에 여러가지를 해낸다고 아둥바둥거리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대며 겉과 속이 다르게 박사 3학기를 마치느라 지금은 심신이 모두 소진된 상태인데, 지금의 내가 아닌 예전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내가 다시 스무살이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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