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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 거 좋아한다니까.
20대 중반에는 취업 실패를 통해 불러일으켜진,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던 불안을 넘느라 가열차게 방황을 한 번 했고,
30대 후반에는 박사논문 지연을 통해 불러일으켜진, 오랫동안 무시해왔던 나의 허약함을 끌어안느라 치열하게 방황 중이다.
다행히 30살 이후로 나는 더이상 쓸데없이 불안하지 않고,
지금도 이 시기가 지나면 더이상 영문도 모른채 서럽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안다.
다만,
지금의 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스스로에 대한 통제감을 잃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큰 실수 없이 자잘한 실수들 정도가 나를 지나갈거고
겉으로 기능상의 문제는 거의 없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번 그 끝도 없고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 속에 내팽겨쳐진다.
예전에도 지금도 나는 오롯이 혼자의 시공간에 떠돌지만
지금은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어진다는 것이 다르다.
그 기대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 것이 뻔하지만
초라함 보다는 그 설명할 수 없는 내팽겨쳐짐이 더 싫다.
더는 속수무책 없이 팽겨쳐지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내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삶의 주체성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다 때로 초라해져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
내 선택이 옳고 그르냐를 미리 판단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Feel Right"이 필요하다.
매번 실패의 순간에 나를 세우는 건 삶의 가치(혹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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