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간계획 총정리를 다시 보니 2023년이 아닌 2022년 신년계획을 정리했더라. 평소 정신이 없고, 날이 갈수록 더 정신이 없어지고 있긴 한데, 이 지경일 줄이야. 대체 언제적 신년계획인지도 모를거면 왜 매년 신년계획을 세우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기억도 못하는 신년계획을 왜 매년 꼬박꼬박 총정리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 생각이 없더라도 하던 것을 꾸준히 성실히 해내는 것이 나의 주특기인지라 일단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 전까지 앞으로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할 것 같다. 일단 잘못된 것은 발견했으니 다시 총정리! (근데 왜일케 웃기지? 나도 내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계획을 세우는 데 의미가 있을뿐 수행하는 데에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게으른 성향을 방증하는 사건) 2023년 계묘년 신년..
늘 실행은 반도 못하지만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세우는 신년계획. 지난 3년 동안 매년 '이직'이 신년계획에 있었는데, 한동안은 이직보다는 승진에 몰두할 듯. 올해 초에 안정적인 공간으로 이사할 예정이므로 '나의 공간' 마련이라는 오랜 숙원 해결. 매년 큰 굴곡없이 내가 바라는 바를 이뤄나가는 재미가 있고, 그만큼 운이 따라준 것에 대해서 늘 감사하며 살고 있음. (물론 치명적인 굴곡은 없었어도 남들 안하려는 거 마다않았고 반복되는 실패를 견디며 기회를 만들려고 꾸준히 노력하였음.) 1. 독서 독서도 자주 등장하는 목록 중 하나. 어제 새삼 책장을 살펴보며, 사놓고 읽지 않은 책 투성임을 깨달음. 올해 첫 소비를 책으로 하려다가 '있는 책이나 읽자'로 마음을 바꿈. 아무리 일에 치여도..
#1. 2023년도 연간계획 총정리1. 이직! → 성공!!! 운 좋게 이직. 매우 만족. 2. 안정적인 나의 공간 가꾸기 → 내년으로 연기. 이제 오피스텔 벗어나서 집(?) 같은 집으로 이사하여 나의 취향을 하나둘 표현해 가는 걸로. 3. 앞으로 최소 3년은 연구에 집중하기 (매년 500% 달성 / 최소 3년 내 1,000% 유지) → 매우 미흡. 다른 연도에 비해서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재미있게 진행한 연구들은 아니었음. 내년부터는 적극적으로 원하는 연구에 몰입 예정. 4. 월간논문 프로젝트: 매달 투고 원고 완성 → 6월까지만 성공. 여름방학 시작하자마자 알바와 대외활동하느라 모두 흐트러짐. 알바를 줄여야 하는데 알바만큼 나의 효능감을 채워주는 것도 없기에 놓기가 쉽지 않음. 5. 아침운동 프로젝트:..
#1. Paris 학회 참석 차 파리 다녀왔다. 가을에 파리를 언제 올 수 있겠냐며, 학기 중에 무리하여 다녀왔고, 그 시간들을 메우느라 한달이 넘게 고생 중이다. 살면서 깨달은 점 중 하나는, 일 다 끝내고 놀 수 있는 여유는 없다는 것, 일단 틈틈이 놀아야 그나마 놀 수 있다는 것이다. 춥지 않은 파리를 와보고 싶었다. 10년도 전에, 석사 수료하고 한 겨울에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여러 사정으로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예전보다 체력은 좀 떨어졌어도 여러가지로 여유가 생긴 터라 좀 다르게 즐겼으나 역시 파리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특유의 불친절한 파리사람들 틈에서 여느 관광객처럼 소매치기도 당하고, 똑같은 코트를 2개나 사서 어리둥절하고, 어딘지도 모르고 정처없이 걷다가 방전됐지만 마음편히 자유로웠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단숨에 읽었다. 기다림, 외로움, 이별 등을 무익한 수난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 이 무익한 수난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경험이라는 차갑고 단호한 직면이 특히 재미있다. 그녀의 솔직함을 마주하면서 '나는 내 삶을 이렇게 솔직하게 대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질문할 수 밖에 없었다. 결론은, 솔직하지 않았으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부재. 다른 사람들이 그랬다면 무분별하다고 생각했을 신념과 행동,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스스럼 없이 행했다.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주었다. 나또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 다만 다른 것은, 나는 쉽게 포기했다, 무익한 ..
나는 내가 가진 모순적인 욕망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게 그나마 나를 항상성에서 벗어나게 한다. 쉽게, 재미있다. 예를 들어, 나는 그를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다. 나의 청춘의 상징인 그를 놓고 싶지 않으면서도 이제 그만 놓고 싶다. 다행히 나보다 현명한 그가 이 관계를 정의했지만 나의 사적인 논리는 그의 선택과 상관이 없다. (그러니 각자의 방식대로 갈길 가면된다.) 지난 밤, 낙담했지만 동시에 안도했다. 낙담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고, 안도는 지키고 싶은 것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지키고 싶은 것도 잃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또한 마찬가지였을거라 추측한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
매년 반도 못지키는 신년계획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세운다, 신년계획 1. 이직 : 쓸데없이 흔들리지 말고 움직이고 싶은 곳에만 집중하기 2. 월간논문 : 매달 1편 이상 투고하기 3. 독서 : KTX에서는 무조건 독서하기 4. 교재집필 : 제일 싫어하는 일이지만 일단 교재 위주의 공동집필 5권 이상 쓰기. 50살에 단독집필을 목표로. 5. 연애 : 관계의 무거움 직면하기로. 지지고 볶기로. 6. 사랑 : 사랑하기. 지금껏 살아보니, 사랑이 전부임. 사랑의 핵심은 누군가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내는 것. 그 아름다움은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것. “결핍=아름다움=사랑” 확인. 보다 가까이 그리고 많이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7. 체중감량 : 지방 5kg 감량, 근육량 증가는 되는대로. 외적으로도 가능한 한 가꾸기. ..
이직! -> 언젠가 이루겠지. 아마도… 올해?! 안정적인 나의 공간 가꾸기 -> 올초 이사한 집은 대만족. 내 집은 아니지만 공간의 중요성을 실감함. 앞으로 최소 3년은 연구에 집중하기 -> 아직 많이 부족함. 타고난 연구자가 아니므로 훈련이 많이 필요함. (매년 500% 달성 / 최소 3년 내 1,000% 유지) 월간논문 프로젝트: 매달 투고 원고 완성 -> 50%도 달성하지 못함. 하지만 마음에 드는 계획이므로 올해도 이어서. 아침운동 프로젝트: 주 3회 이상 / 체중감량 -3kg -> 딱 3개월 실행함. 하지만 운동을 하나 안하나 체중에는 변화가 없음. 나이탓이라고 회피 중. 내 삶에 감정적으로 관여하기 -> 뭐.. 약간 조금 나아진 듯하나 아직 많이 부족함. 더 노력할 것. 아끼는 사람들에게 더 ..
너무 하기가 싫다. 5년 전이었다면 1-2주 만에 끝냈을 일을 지금은 2달째 끌어안고 있는 중이다. 끌어안고만 있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하기 싫다고 안하고 있는 스스로가 참 짜증나면서도, 지금도 이렇게 일은 안하고 농땡이를 부린다. 과거에 비해 체력이 달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핑계다. 예전처럼 아등바등하고 싶지 않고, 쉬엄쉬엄 편하게 살고 싶은 거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더니만 딱 그 짝이다. 근데 사실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불안과 권태의 줄타기. 늘 그 타령인데, 지금은 바쁜데 권태롭다. 예전에는 권태롭기 싫어서 미친듯이 일을 했는데, 지금은 미친듯이 할 일이 쌓여있어도 권태롭다. 크게 세 가지로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권태로움이 느껴질만큼 일..
어제는 하루종일 귀걸이와 씨름을 했다. 롱드랍 형태의 귀걸이인데 줄이 꼬여서 빼낼 수가 없는 거다. 귀에 걸린채 꼬여버린 줄을 풀어내겠다고 별짓을 다했다. 허공에서 귀에 걸린 귀걸이 줄을 겨냥하여 바늘로 되는대로 찔러서 흔들어제끼다가 더 꼬여버렸다. 처음엔 짜증이 나다가 혼자 귀걸이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에 헛웃음이 나서 그냥 포기하고 한쪽 귀에 귀걸이를 걸어둔채 씻는데, 씻다보니 귀걸이가 이리저리 걸려서 다 씻고 나니 귓볼에서 피가 나고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이쯤되니 귀걸이 줄이 꼬여버려 귀에서 빼내지지 않는 이 상황에 내 인생을 투사하기에 이르렀고, 기필코 귀걸이를 빼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렇게 장장 6시간을 귀걸이와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온전하게 귀걸이를 빼냈다. 팔이 아프고 목이 결리고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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