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 파티션을 걷어버리면 너무 휑할 것 같아서 일단은 저렇게 두고 있다. 저 안에 있음 아늑하다. 개강 첫 주라 캠퍼스에 생기가 돋고, (미세먼지가 심하긴 하지만) 봄이라 햇살 좋고,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 없고, 조용하니 딱 알맞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일 하는 거 별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 아니고, 바쁜 거 좋아하니까. 오히려 어제, 오늘 특별히 주어진 일 없이 연구실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이래되 되나.’ 싶다. 생일을 맞아 특별히 나에게 선물한 마샬 액톤과 혼자 외롭지 않게 가족들이 보내 준 살아있는 스투키와 함께 있어서 그닥 심심치는 않다. 또 심심한 거 못 참는 성격도 아니고 가만히 있는 거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이 직업이 나에게 딱 맞을..
“Early Spring” , Tom Thomson, 1917 2018년이 지난 지 두달째지만 이제라도 정리하는 작년 계획. 첫번째 목표, 가르치는 것과 실제 나의 삶을 일치하도록 실천하는 것. .....노력 중. 갈 길이 멀다. 두번째 목표,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성공. 올해 3월부터는 독립. 안그래도 최근들어 가깝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이었는데, 적절한 시점에 딱 알맞음.내가 무척 사랑하는 것에는 틀림없지만 어쩔 수 없는 가족으로 만난 것이 아니었다면 가깝게 지냈을 것 같진 않음. 세번째 목표, 취업하는 것. .....성공. 역시 취업과 독립은 하나였음. 취업을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목표를 단 하나도 이루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좋게 취업 성공. 나름 여러번의 좌절을 딛고,..
..
대전, 엑스포광장, 달밤소풍 2월 졸업 후, 심신이 상당히 피곤했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 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음. 그러다가도 문득 '뭔가 해야하지 않나?'라는 조급함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내키지 않은 무언가를 하다가 다시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기를 반복하는 중. 카이스트와 포스텍 영재교육원에서 4-5일 정도 머물면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숨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루고 있는데, 다시금 조급함에 이끌려 나가고 싶지 않음을 확인하게 되어 만족스러움. 아주 오래전부터였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는 늘 내가 원하는 것만큼 채워지는 것 같음. 굳이 조급하게 굴지 않아도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것들이 다가왔음. 종교는 없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 손에 들어온다..
자화상을 위한 습작 3점, 1976, Francis Bacon 생각해보니 올해 신년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미 반년이 지났으나 지금이라도 올해 계획을 세워보련다. 매년 기억도 못할 정도의 계획을 세웠으나 올해는 간단하게 딱 3가지만. 첫번째 목표는, 가르치는 내용과 실제 나의 삶이 일치하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내용은 너무나 우아하고 지적인데 실제 나의 삶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때때로 너무 부끄럽다. 예컨대, 목표 설정만 해도 그렇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으면서, 나의 목표는 달성이 거의 불가능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그래서 두세번째 목표는 구체적이고 관찰가능하고 달성가능하며 기한이 정해진 목표로 적어보겠다. 두번째 목표는, 독립적 공간을 ..
,1928 by Raoul Dufy 진로 수업 활동 중 '10년 후 내 모습' 활동을 좋아한다. 학생들의 10년 후를 읽다보면 나까지 흐뭇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정작 나의 10년 후를 떠올려보면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라울 뒤피의 그림처럼 밝고 화사하고 싱그러웠으면 좋겠는데. 나의 10년 전은 어땠나?10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지 못했다. 2008년도의 나는 상담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었다. 10년 전의 나는 교육상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그로부터 10년 후 나는 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는다. 상담학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전문가가 되기까지 10년이 걸린 셈이다. 놀라운 것은, 상담학이라고는 전혀 모르던 10년 전의 내가 대학원 입학..
돈 잡아먹는 도시, 오타루. 여기서 카드를 몇번을 긁어댔는지... 여행가면 기념품 따위에 크게 집착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르골에 눈이 휙 뒤집힘. 이미 훗카이도 여행이 나를 위한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발레리나 오르골을 나에게 또 선물함.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나오면서 발레리나들이 뱅글뱅글 돌아감. 안사고 버틸 수가 없었음. 지금은... 상자 안에서 꺼내보지도 않고 그대로 구석에 방치 중. 동생 말대로 예쁜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음.... "미나미 오타루역 -> 오르골당 -> 오타루운하 -> 오타루역"으로 이동. 물론 계획된 바는 아니었다. 오타루 갈거니까 오타루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한정거장 전, 그러니까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많이 내리길래 따라 내렸음.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오..
세계 3대 축제로 불리운다는 삿포로 눈꽃축제에 맞추어 여행일정을 잡았으나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음. 워낙 사람이 많고,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한국의 명동쯤으로 여겨질 정도였음. 이렇게 시끌벅적한 축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관광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음. 눈꽃축제 기간이라 삿포로 시내 호텔 숙박료가 평소보다 더 비쌌음. 하코다테의 빌라 콘코디아 리조트와 숙박료 차이는 거의 없는데, 방 크기며 컨디션 차이는 상당했음.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좀 아쉬웠음. 어느 여행지든 호텔의 위치를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편인데, 이 호텔 또한 오도리공원 근처여서 눈꽃축제 즐기기에도 편했고, 맛집은 찾아다니지 않는 편이나 맛집이 즐비한 스스키노 중심가에서 가까웠고, 공항리무진 정류장이 호텔 바..
훗카이도에서 두번째로 찾은 곳은 도야호수. 훗카이도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이유가 바로 도야호수 때문이었음. 아무 생각 없이 호수를 바라보며 뒹굴거리겠다는 큰 그림을 그림. 역시 너무 만족스러웠던 곳. 일주일 여행 내내 혼자였으면 살짝 심심했을 뻔 했는데, WK양이 도야호수에서의 2박3일을 함께해주어 더 좋았음. 도야역에 내렸으나 어떻게 호텔을 찾아가야 하는지 또 모름. 그냥 택시 타려고 했으나 도야역 앞에 버스 정류장이 하나가 있길래, 다른 사람들이 다 거기에 서길래 따라감. 어쨌거나 버스로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웠음. 사람들 따라 타고 따라 내렸는데.... 또 어딘지 몰라서 그냥 택시 탐. 무계획 여행. 기사 아저씨가 너무 당황하더니 약 2분 달려서 내려줌. 늦잠자고 여유있게 일어나고. 호텔 옥상에 ..
- Total
- Today
- Yesterday
- 존 카메론 미첼
- 아버지의 깃발
- 염쟁이 유씨
- 몽마르뜨
- 오래된 정원
- 모딜리아니
- 미스 리틀 선샤인
- 신성한 괴물들
- 영화
- 라울 뒤피
- 조너선 사프란 포어
- 이아고와 오델로
- 실비 길렘
- 김녕해수욕장
- 클린튼 이스트우드
- 숏버스
- 바벨
- 제주도
- 아크람 칸
- 퐁네프 다리
- 아람미술관
- 노트르담 성담
- 2006년 정리
- 빠진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신년계획
- 연극
- 잔느 에뷔테른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