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뒤 무척이나 추운 토요일 오후에 에 다녀왔다. 일산 아람미술관은 처음이었는데 아담하고 조용하였다. 시장통 같은 시립미술관이나 예술의 전당에 비해 훨씬 느긋하고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시립미술관의 에 실망했던터라 더욱 그러했다. 이번 전시는 총 5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만남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사랑에 초점을 두고 나뉜다. 유화보다는 드로잉이 많이 전시가 되어 있지만 드로잉 역시 워낙 훌륭하기때문에 재미있었다. 특히 관장님같은 분이 그들의 재미난 일화를 곁들여 그림을 소개해주셔서 더욱 흥미있게 관람할 수가 있었다. 눈이 채 녹지 않은 차가운 날씨와 그들의 치열하고 열정적인 사랑과 삶이 무척이나 잘 어울려서 더욱 재미있었다. 아마데오 모딜리아니(Amede..
#1. 실비길렘 일인무 발레단 입단 3년 만에, 그리고 프랑스 오페라 발레단 350년 역사상 최연소로 발레단 최고 위치인 에뚜왈(Etoile)이 된 천재 발레리나 실비길렘 실비 길렘에 대한 사전지식이라고는 고작 LG아트센터의 안내책자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실비 길렘 이후로 발레계에 스타가 나오질 않는다길래, 얼마나 대단한 무용수일까 궁금했다. 워낙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가 커서 42살이 되어버린 천재 발레리나는 어떨지 상상했었다. 그녀가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는 극찬을 받는 공연을 다녀왔다. 대단하다. 믿을 수 없이 긴 그녀의 팔과 다리는 너무나 유연하고 우아하여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있는듯 했다. 대개 무용공연을 보면 그들의 신체적 자유로움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실비 길렘..
연극이 좋은 이유는 생생함이다. 사람이 있어서 좋다. 기가 느껴져서 좋다. 움직이고 살아있는 생동감이 좋다. 한발치 물러서서 소극적으로 극을 즐기는 나를 좀더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좋다. 그래서 관객석에 불을 켜고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장치를 좋아한다. '죽음을 통해서 삶을 본다' 한계가 있어서 삶이 아름답다는 말은 지겹도록 들었다. 누군가가 그럴 때마다 삶이 꼭 아름다워야 할까, 혹은 아름다운 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등, 왠지모르게 삐딱하게 굴었다. 결국 삶은 가끔은 아름답고 가끔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모든 가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고 별 책임감 없이 결론지었다. 삶은 살아내는게 아니라 지속될 뿐이다. 염쟁이 유씨는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 늘 타인의 죽음과 함께 살.아.왔...
한태숙 연출의 를 본지 꽤 되었다. 게으르기도 했지만, 공연을 보자마자 이것저것 마구 쓰고 싶은 충동이 일지 않았다. 공연은 밋밋했다. 공연이 일어나는 공간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이 발생하는 극장의 기운도 작품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극장은 씨네큐브, 공연은 lg아트센터를 좋아한다.) 그러나 공간의 기운이 단순히 건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날 관객의 설렘과 기대, 배우들의 컨디션, 스태프들의 정성, 하다못해 그 날의 날씨, 교통체증 등 모든 것이 결합되어 공간이 완성된다. 아무튼 9월 13일의 는 내게 공간을 형성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이 실망스러웠다.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부족해서이다. 전반적인 캐릭터가 조금씩 밋밋했다. 이아고의 악한 내면을 상징하는 검은개(사람..
매튜 본이 정말 인기가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지금까지 본 공연 중 가장 많은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피나바우쉬보다도. 난 그냥 그렇던데. 좀 지루했다. 무대에서 발휘될 수 있는 상상력은 제한되어있다. 공간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배우들의 동선과 연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표현의 폭이 넓은 영화로 만들어졌던 '가위손'을 무대 위로 옮긴다는 것은 어려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팀버튼의 영화이지 않는가. 그 판타지를 관객 바로 눈 앞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런 면에서는 매튜 본은 확실히 성공했다. 판타지는 부족하지 않았다. 첫장면부터 놀라웠다. 가위손 에드워드가 탄생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들은 마치 영화같았다.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인형의 집-노라'에서도..
어떤 공연이든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작품은 분명 이유가 있다. 연극 는 1996년을 초연으로 10년 동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래서 믿을만 하다. 그간 '날 보러와요'에 출연한 배우가 총 42명이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의 의 원작이기도 한 이 연극을 2006년 7월에 동숭아트홀 소극장에서 보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2006년 4월로 공소시효가 끝났다. 잘 알려진 영화 에서도 나타났듯이 사건발생초기 증거가 잘 보존되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그친 안타까운 사건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극악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반면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범죄는 드물다. 특히나 살인사건과 같은 끔찍한 범죄는 거의 없다. 신문의 사회면이나 뉴스방송에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마다 잠시 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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