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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연이든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작품은 분명 이유가 있다. 연극 <날 보러와요>는 1996년을 초연으로 10년 동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래서 믿을만 하다. 그간 '날 보러와요'에 출연한 배우가 총 42명이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기도 한 이 연극을 2006년 7월에 동숭아트홀 소극장에서 보았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극악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반면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범죄는 드물다. 특히나 살인사건과 같은 끔찍한 범죄는 거의 없다. 신문의 사회면이나 뉴스방송에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마다 잠시 끔찍해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래서 연극 '날 보러와요'는 의미가 있다. 과거의 일어난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정도로만 '알고'있던 관객을 깊숙이 끌어들니다. 관객은 주인공들과 함께 범인을 잡기위해 눈에 불을 켠다. 당장이라도 그들 틈에 끼어 범인을 잡고 싶을 지경이다. (정말 위험한 생각이지만) 10차 사건의 용의자가 범인이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날 보러와요'는 오래전 있는 줄도 몰랐던 동네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바로 내 눈 앞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한다.
<2006 날 보러와요>는 새로운 배우들고 구성됐다. 극이 튼튼하고 각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분명 재미가 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공포도 느낄 수가 있다. (정말, 넋놓고 있다가 비명 지르게 된다.)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하고 좌절하는 그들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모자라지는 않는다. 특히 박형사 역의 민복기씨의 연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동숭아트홀 소극장의 규모상 배우들과 관객의 거리가 상당히 가깝다. 극에 몰입하기도 수월했다. 유명한 연극이라 관객이 상당히 많았다. 기다란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서 관람하는 것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 연극은 생생해서 좋다. 내게 새로운 시간과 공간이 생겨서 좋다. 그리고 연극배우들이 부럽다. 그들의 재능이 부럽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 부럽고, 타인의 감정에 최대한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는 것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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