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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rhythm

플라밍고 2009. 5. 10. 21:02

중요한건 리듬이다.
소녀시대의 Gee를 뻣뻣하고 둔탁한 몸으로 힘겹게 따라추면서 새삼.. 리듬이다.
뭔가 허전한건 리듬이 빠졌기 때문이다.

서른이 되도록 움직여본 적이 없는 몸을 좌우로 흔들어대지만 몸의 기억력 수준은 제로다.
머리와 몸의 속도가 다르다.
'이걸 꼭 해야하나...'
차이코프스키의 남작부인 Nina Zmiievevts가 생각난다.
빙의라도 해야할까...
그러고보니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나 카레리나' 리뷰도 잊은지 오래구나.
생각하기 바쁘던 '더 리더'도 없고.
영화도 전시도 공연도 만족스러운 것이 없다.
갈증...
눈이 휘둥그래질만큼 반할 만한 것이 필요하다.
영화든 전시든 공연이든 사람이든...
편협하고 고루해지는 것인지...
반하기는 커녕 평소보다 지루할 뿐이다.
이건 다..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증거.
멍석 깔아주면 손 놓아버리는 그 몹쓸 습성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리듬이다!!'
'내가 잃은 것이 리듬이구나.'
그 리듬이 재미의 원천이었다.
리듬이 없으니 열정이 없고 재미가 없을 수 밖에.
허우적대는 몸뚱이는 내버려둔채 내 머리는 깨달음을 얻었다.
몸과 머리가 따로 움직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군.

아우, 다행이다.
죽 끓듯한 내 변덕에 깜~빡! 속아넘어갈뻔 했다.
이제 텅빈 머리와 가슴에 다시 리듬을 불어넣기만 하면 되는거다.

젠장...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온다.

젠장...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젠장... 참... 애쓰며 산다... 성공하겠다, 이 정도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