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당초 미술관 가기로 한 약속을 아주 간단히 접어버리고, 광화문과 종로를 어슬렁거렸더니 피곤하다. 요새는 서울나들이만 나갔다오면 피곤하긴 하다. 종로는 예나 지금이나 참 싫다. 하정우의 격정러브씬이 등장한다는 '두 번째 사랑' 포스터의 유혹을 뿌리치고 황정민 주연의 공포영화 '검은집'을 선택했는데, 거참... 평소 공포영화 마니아는 아니었지만 그닥 꺼리진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신체잔혹극은 싫다. 차라리 귀신이 나오지. 절단된 신체와 피가 난무하는 장면이 불편하다. 기억에 남는 공포영화라면 '소름' 이 훌륭하지 않나 싶다. 황정민의 존재감도 부족했고, 각 캐릭터는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세트는 엉성했다. 아무튼 대실망.
영화가 끝나고 즉흥적으로 선택한 무교동 낙지도 역시 대실망. 너무 너무 너무 맵다. 아직까지 속이 쓰리고 아프다. 먹을 당시에는 혓바닥이 아파서 고생이었는데, 먹고 나니 속이 아파서 고생이다. 참 고통스러운 음식이다. 영화에 이어 저녁까지 돈주고 고생.
하지만 편안한 사람들 만나서 별다른 이벤트 없이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 굳이 화제를 만들어 대화를 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만나는 사람들만이라도 자주 만나서 노닥거리는 것이 편안하고, 그 사람들이라도 관리해야겠다는 게으른 생각이 꾸준할 뿐이다.
환경에서 얻을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면서도, 안일한 일상에 경종을 울리는 결정적인 자극을 기다리고 있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일상 속에서도 열정적이고 격동적인 에너지를 바라는 것은 섹시함과 청순함을 고루 갖춘 여성을 꿈꾸는 어이없는 남성들의 심보랑 같은건가?
- Total
- Today
- Yesterday
- 클린튼 이스트우드
- 숏버스
- 퐁네프 다리
- 김녕해수욕장
- 연극
-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빠진
- 조너선 사프란 포어
- 아크람 칸
- 이아고와 오델로
- 아버지의 깃발
- 염쟁이 유씨
- 제주도
- 모딜리아니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신성한 괴물들
- 바벨
- 실비 길렘
- 라울 뒤피
- 미스 리틀 선샤인
- 2006년 정리
- 영화
- 잔느 에뷔테른
- 노트르담 성담
- 몽마르뜨
- 신년계획
- 존 카메론 미첼
- 아람미술관
- 오래된 정원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