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

I'm very GOOD!

플라밍고 2006. 11. 24. 21:00

어른들 말씀이 틀린게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기술, 배우려구요. 가슴 한켠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한가득 품고 준비해오던 어릴적 꿈은 이제 접습니다. 후련하네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의심을 품고 있던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스스로를 불신하는 것이 얼마나 자존심을 해치는 일인지 뒤늦게 깨달았어요. 참 고집스러운 성격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설레입니다. 생각해보니 한번도 원해본 적이 없어요. 창피하지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아빠가 세상에 대놓고 자랑할만한, 나 역시 어딜가도 빠지지 않을만한 그런 직업을 원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이 사회를 움직이는 지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어려서부터 돈보다 권력에 더 매력을 느꼈었어요.

그러나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바탕입니다. 그래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세상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문제는 세상에 알리는 방법이지요. 거창했어요. 세상에 알리는 일은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야겠습니다. 저는 타인의 목소리를 들으려구요. 제대로 듣는 '기술'을 배우려고 합니다.

물론 돈도 벌어야지요.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위로해주며 돈도 벌 수 있어야지요. 많이 벌겁니다. 제가 제대로 듣는 기술을 연마하면 그 다음엔 세상에 알리는 기술도 연마할거구요. 좀 늦은감이야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모를까봐 불안했었는데, 제 열정 둘 곳 찾아서 마냥 기쁠 뿐입니다.

워낙에 진심없는 인간관계에 피곤해하고 지루해하는 성격입니다. 관계에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사람들을 얕잡아 보기가 일쑤입니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을 돌보지 않거나 주변을 돌보지 않는 사람들 역시 대놓고 무시합니다. 찬찬히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착한 성품도 아니지요. 편견도 가득하지요. 그래서 제 고약한 성격도 고쳐보려구요.

귀를 열고 열심히 이해하다 보면, 저도 훌륭한 인격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러면 정말 나중에는,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 한 줄 쓸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여한이 없지요. 이 부분이야말로 궁극적인 제 꿈이니, 평생 노력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