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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첫 출근

플라밍고 2019. 3. 5. 13:16


정말이지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 

파티션을 걷어버리면 너무 휑할 것 같아서 일단은 저렇게 두고 있다. 

저 안에 있음 아늑하다. 


개강 첫 주라 캠퍼스에 생기가 돋고, 

(미세먼지가 심하긴 하지만) 봄이라 햇살 좋고,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 없고, 조용하니 딱 알맞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일 하는 거 별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 아니고, 바쁜 거 좋아하니까. 

오히려 어제, 오늘 특별히 주어진 일 없이 연구실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이래되 되나.’ 싶다. 


생일을 맞아 특별히 나에게 선물한 마샬 액톤과 

혼자 외롭지 않게 가족들이 보내 준 살아있는 스투키와 함께 있어서 그닥 심심치는 않다. 

또 심심한 거 못 참는 성격도 아니고 가만히 있는 거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이 직업이 나에게 딱 맞을 것 같다. 


마흔까지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가리지 않고 일을 하기로 했고, 

마흔부터는 내 전문성을 최대한 펼치고자 하였는데,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련다. 


역시 봄이라, 

세상이 아름답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기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