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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nd

플라밍고 2017. 7. 28. 20:37



서러움.
나의 요즘 상태는 서러움이었다.
내가 가장 다루기 어려워하는 감정이 서러움인데,
지금 딱 더할나위없이 서러웠네.

이제서야 이해할 수 없던 최근의 모든 행동이 아귀가 맞는다.
나는 똑부러지는 유능한 어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밀려드는 서러움에는 속수무책이다.

뭐가 그렇게 서럽냐면,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게
나를 귀찮아 하는 게,
나를 모르는 척 하는 게,
나를 버려두는 게,
나를 기다리게 하는 게,
나를 다정하게 바라봐주지 않는 게,
나를 귀하게 여겨주지 않는 게

그런 게 아닌 걸 머리로는 알지만
난 아직도 작은 아이 때의 그 순간처럼
서럽고 슬프다.
난 어른인데도 딱 그만큼 서럽고 슬프다.

당연히 늘 그런 건 아닌데,
지금처럼 내가 크게 실망할 때마다
작은 아이일 때 느꼈던 그대로가 생생하게 재현된다.

보통은 대체적으로 다른 사람은 물론 스스로도 속일 수 있지만
지금은 숨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아직도 이렇게 서럽다니'
'대체 언제까지 징징댈거니'
'나이는 어디로 먹었니'
라고 하려다가

서러움은 혼내는 게 아니고 달래야지.
어른이라도 서러울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