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

매드 맥스

플라밍고 2015. 5. 26. 00:29

 

 

 

매드맥스처럼,

쓸모없음의 쓸모를 한번에 이해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난이제 쓸데없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적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그것이 썩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후회는 없지만 재미도 없다.

딱히 실수하지 않고, 애써야 할 때와 애쓰지 말아야 할 때를 대강 구분할 줄 안다.

어떻게 처세해야 할지 대충 감이 잡히고,

크게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크게 실패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그냥저냥 내가 해야할 역할을 큰 무리없이 해내고 있으나,

그래도 인생이 크게 나아지진 않는다.

 

다행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고,

앞으로도 날 꼼짝 못하게 하는 고통들이 사라질 기미가 없을 뿐더러,

심지어 더 나빠질 것임을 쉽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몰라,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뭐.

난 그냥 지금처럼 때로 선명한 것들에 눈을 감고,

흐리멍텅한 것을 좆으며 쓸모없음의 쓸모에 기대를 걸고

살아남을 뿐.

 

하마터면 나를 놓고 타협할 뻔 했는데,

70대 할아버지가 저리 쨍쨍하게 쓸모없음의 쓸모를 알려주니,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나는 그냥 '나'로 살아가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지.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살아. 

내가 아무리 당신을 사랑하더라도 당신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