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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과제처럼 혹은 일처럼.
성실하지만 몰입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관계.
상대방을 아끼고 좋아하지만 그 관계가 사라져도 일상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심리적 거리 유지.
그래서 더없이 상대를 서운하게 만드는 태도.
의지/의존하지 않는 관계.
결국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고 나는 혼자라는 믿음.
노력해서 채울 수 있는 부족함이 아니라면 애초에 포기해 버리는 단순함.
결핍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늘 평정심을 유지
실패한 적 없는 사람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래서 나한테 무엇을 바라는 걸까?
관계를 과제처럼, 일처럼 하지 않는 것이 뭘까?
거리를 두지 않은 채 상대에게 온전히 몰입하고 의지하는 것은 어떤 걸까?
결국 혼자 남을지라도, 채울 수 없는 부족함을 직면하더라도, 마음가는대로 느껴보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걸까?
비록 그들이 전문가이긴 하지만
한 눈에 나의 관계 패턴이 파악될 정도이고,
어렴풋하게나마 매우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에게 들어온 피드백이었고,
단순하고 깔끔하게, 순식간에 어려움 따위는 떨쳐버릴 수 있는 나의 무시무시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이 이슈가 나를 이렇게까지 흔드니... 감당해 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몰입하고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꼭 필요한가?
왜 굳이 버림 받을지도 모르는, 거절 당할지도 모르는 불안을 겪어야 하는거지?
그 불안을 모르지 않을 뿐더러 그 불안을 극복하려고 얼마나 단련했는데.
불안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이의 심정으로 여전히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더이상 불안한 관계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불안을 다루는 경험 자체를 차단해 왔음을 알겠다.
(더이상 아이가 아닌)성인인 나는 어쩌면 별로 어렵지 않게 불안을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확인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음은 알겠다.
그래도 여전히 모르겠다.
무엇을 위해서 변화가 필요한걸까?
왜 결핍을 경험해야만 하는 걸까?
그게... 정말 나에게 자유를 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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