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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염 & 채식 위주의 식사 + 간식 NO
→ 거의 매끼를 외식하여 저염식사는 실패. 오히려 고염 식사로 인해 다리가 붓고 종아리가 점점 코끼리 닮아가고 있음.
→ 채식 위주의 식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으나 역시 잦은 야근으로 인해 그 좋아하는 삼겹살을 자주 먹지 못함.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먹는데, 직원들이 워낙 풀떼기를 좋아해서 어쩔수 없이 같이 먹고 있는 중.
→ 4시가 되면 허기가 지는 통에 간식은 필수. 예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던 빵, 과자, 사탕 등을 고민없이 먹어댐. 맛없는 밥대신 간식을 선호함. 남들이 보면 식사량이 적어 조금 먹는 줄 알겠지만 어림없는 소리.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간식 섭취가 비결.
2. 퇴근 후 운동 1시간
→ 퇴근 후 운동할 시간이 어디있음? 집에 들어오면 쓰러져 기절할 뿐.
3. 박사과정 입학
→ 밀당의 고수인 지도교수님 덕분에 발표날까지 마음 졸임. 다행히 합격. 퇴근도 없는 24시간 지옥생활이 불보듯 뻔하므로 합격 발표 확인하고 약 30분 정도만 행복함. 역시 행복은 찰나의 감정임. 입학도 전에 어여 졸업하기만을 학수고대.
4. 학회지 논문 투고 2회 이상(석사논문 포함)
→ 자율적 의지로는 불가능했던 계획이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 사람들이 있어주어 3회 투고 성공. 그 중 하나는 여전히 진행 중. 공동연구자 덕분에 장염과 위염 콤보를 얻을 정도로 고생 고생을 한 결과임. 박사 전에 퍼블리시 된 논문은 별 영향력이 없다지만 그래도 뿌듯함.
5. 매주 article 3개 이상 리뷰
→ 절대 불가능했던 계획. 겨우 1년 전이었는데 이리도 순진했단 말인가. 하지만 나름 업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논문 리뷰를 하는 바람에 전혀 손놓은 상태는 아니었음. 역시 난 자율보다는 타율이 익숙함.
6. 적극적인 상담 수련활동 : 교육분석, 공개사례발표, 수퍼비전, 학회 활동 등
→ 적극적이라 할 수는 었없음. 그래도 2년 넘게 교육분석을 받느라 수억 썼으니 50%는 달성으로 자부함. 학회 활동은 회원 자격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만. 자격증 따려면 내년부터 죽어라 수련해야 함. 뭐든 단기간에 죽어라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
7. 하루 최소 1시간 상담이론 심화학습
→ 역시 순진하기 그지없는 계획. 알고 있던 이론도 잊어버린 듯. 그러나 절대 입학 전에 공부하지 않으리. 이 정도 실천가능한 계획을 세웠어야 함.
8. 하루 최소 1시간 개인취미활동
→ 개인취미활동이라... 내게 더이상 취미라는 게 남아있던가. 내 취미는 뭐지? 뭐였지? 진심으로 기억나지 않음.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심심함을 견디다 견디자 못해 오가는 길에 책을 읽은 정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게 1시간은 넘는다. 책소개 팟캐스트를 듣고 마음에 드는 책이 소개되면 읽는 정도의 소극적인 자세.
9. 주 1회 요리하기
→ 올초 김치부침개, 닭근위볶음(닭똥집 볶음)에 빠져 딱 1번씩 만들어 보고 지쳐서 관둠. 하지만 여전히 요리는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분명 잘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음.
10. (퇴사 후, 입학 전) 여행
→ 이건 실행할 예정. 퇴사 후 어디든 가야지. 춥지 않은 곳으로, 이번엔 정말 홀로. 지금까지 나의 여행은 늘 전지훈련하는 운동선수처럼 꽉찬 스케쥴이었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덜 움직이고 느리게 즐길 예정.
11. 30분 일찍 출근하기
→ 풋. 매달 두번 이상 지각. 지각을 메우느라 아까운 연차를 얼마나 깎아 먹었던가. 내 평생 지각을 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음.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함.
12. 약속에 늦지 않기
→ 이는 정말 필요한데... 예전보다는 덜 늦는다고 자평. 천천히 나아지는 것도 칭찬해 주어야 함. 암....
13. 감정, 생각,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
→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놀라운 성장을 보임. 행동이 너무나 단순하여 생각과 감정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는 피드백을 수시로 받음. 내가 이렇게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어 복잡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피곤해진 결과인 듯. 때때로 불편하고 때때로 불리하지만 내적갈등은 적음.
14. 글, 말로 솔직하게 표현하기
→ 글로 표현한 것이라고는 회기보고서가 거의 유일함. 회기보고서 또한 관용적 표현이 많아서 진솔한 글쓰기로 보긴 어려움. 그렇다고 연구보고서를 의미했던 것도 아니고. 예전에 비해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 편이므로 개인적인 글쓰기는 많이 줄어든 편.
15. 쓸모없음의 쓸모알기
→ 여전히 알아가는 중. 원래의 의도는 이런 것을 가르킨 것은 아니었으나 직장생활이야말로 쓸모없음의 쓸모알기의 정수였음. 직장생활을 통해 직장 내 나의 위치가 그 누구라도 대체가능할 뿐더러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자리인지를 여실히 알려주었고 동시에 내 위치가 나 개인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내 지위를 드러내는 것뿐이라는 깨달음을 주었음. 지위가 곧 나를 드러내는 것은 아님을 꺠닫게 해준 값진 경험이었음.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업무지만 나라서 가능했던 부분이 있고, 다른 사람이었어야 가능했을 부분이 있음을 알게 해줌. 덕분에 주제파악이 빨라진 듯. 나는 특별한 존재임이 분명하지만 다른 그 누구보다 더 특별한 것은 아님을 알게됨으로써 한결 삶이 편안해짐.
전체적으로 2013년은 상당히 보람찬 한 해였음.
개인적으로 성취한 것도 많고, 내적으로는 삶을 보다 편안하게 바라볼 여유도 생겼을 정도로 성장함.
그래서 여전히 나이 들어가는 것은 멋지다고 생각함.
작년보다 혼란스럽지 않고, 불안하지 않고, 두렵지 않음.
내년은 다시금 익숙해진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는데,
그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 것이고,
또래와 더 달라진 삶으로 인해 친구들이 더 낯설어지겠지만,
새로운 길 앞에서 설레는 결과를 기대하며 오롯이 내 삶을 감당해 나가는 시간이 참으로 기대됨.
익숙한 것으로부터 낯선 것으로 변화가 더이상 내게 두려움이 아닌 설레임이 되었다는 것이 2013년도의 최고의 수확임.
원망과 자기연민으로 허우적대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들어주고 알아봐준 사람들이 새삼 너무나 고마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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