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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화풀이

플라밍고 2012. 1. 6. 00:07


왜 그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지...
내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인지...
책임지지 못할 말들을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것이 피곤하다.

내게 어떤 반응도 기대하지 말고,
내게서 어떤 솔직한 커뮤니케이션도 기대하지 말고,
마치 서로 의미있는 사람인 것을 가정한채 호기심을 보이지도 말고,
그냥 아무 것도 시도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주면 좋겠다.

내가 그 무엇을 상상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 무엇을 기대해보지 않았을까.
내가 그 무엇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 무엇을 예상치 못했을까.
내가...

당신때문에 내가,
화를 내느라 제대로 울지도 못하쟎아.
당신때문에!!!

하지만,
당신이 있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화풀이를 하면서,
내 아픔을 들여다보지 않을 핑계로 삼는다.

참으로 나약한 인간인지라,
그래도 살아남겠다고,
어떻게든 버둥대며 대면을 피하는 것이라고,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안다.

하지만 아픔을 피하기 위해,
예전처럼 스스로를 먹이지 않고,
재우지 않고,
벌을 주진 않을 거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때때로 망연자실 털썩 주저앉아
내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시간 속을 헤매다,
결국은 혼자라는 것을 깨달을테니까.

내 아무리 그렇게 헤매고 헤매도,
아무리 혼자임을 구슬퍼해도,
결국 언젠가,
나를 행복하게 했던 시간들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 표정없이 덤덤하게 너무나 슬프다고 말하는 것 대신,
때떄로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