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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Let it Be

플라밍고 2011. 9. 14. 12:07
내가 무척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때문에 일주일 동안 전전긍긍했는지,
엄마가 날보고 낯빛이 어둡다고 한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고, 기다리는 것이 있는 상태를 얼마나 갈망했는데, 
두근거리는 가슴을 설레임이 아닌 불안과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니 낯빛이 어두워질 수밖에. 

모순.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것, 내 한계를 인정하지 못한채, 
내가 할 수 없는 것, 내가 가지지 못한 것, 한계를 뛰어넘는 초능력을 갖지 못해 안달이다. 

남들에게는 인생 뭘 그렇게 어렵게 사냐고, 
이왕이면 쉽게 하자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쿨하게 놓아버리라고, 
당신의 부족함따위에는 연연치 말고 장점을 강점으로 만드는데 집중하자고, 
무척 있어보이게, 배운대로 말하곤 했다.
학습은 빠르다, 내가.  

정말로 훌륭한 사람들 몇몇은, 
나도 진심으로 믿지 않았던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만능통제주의에서 벗어나 거대하고 이상적인 self를 벗고 자유를 찾았으며,
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작 나는 믿지 않고 있었다. 
심층학습은 늦다, 내가. 

오해. 
늘 여기서부터다. 
내 판단, 정서를 믿지 않거나 오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내가 아닌 타인을 믿고 의존하게 되면서부터 팔랑귀가 발동하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수많은 경우의 수와 다양성을 헤매는 동안,
의사결정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국 내가 원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린채
오롯이 불안과 분노만 남아 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논리정연하다. 
그러니 이제 노화는 그만 촉진하고
자유롭게 살 때가 되었다. 
그게 나이가 들어가는 이유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