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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iberty Leading the People)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1830
독립할 때가 되었다.
아니... 지났다.
혼자서 살 때가 되었다.
혼자서 살면 굶어죽을 것이 뻔하다고 생각했었으나
지금도 집에서 밥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집에 있는 것이 하루에 길어야 8시간.
학교에서 왔다 갔다 이동시간이 넉넉잡아 3시간.
기름값으로 한 달에 30만원.
주차비까지 합하고 그 외 각종 차에 들어가는 돈을 합치면 몇 만원 더 되고.
매일 졸음 운전에 아찔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다.
30이 넘어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도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합리적인 이유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갈수록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나를 제일 버겁게 하는 것은 가족이다.
일찍이 학교 앞에서 자취를 선택한 내 동생은 혜안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어쩌면 가족은 떨어져 있어야 정말 가족다운지도 모른다.
매번 독립한다고 하면서 독립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집에 없으면 집안이 잘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는 것.
엄청난 착각이다.
그 밖에도 내가 가진 엄청난 착각이 많긴 하지만
나 없이는 다들 힘들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컸다.
하지만 내가 없어도 집안은 잘 돌아갈 것임을 인정해야겠다.
혹시나 잘 돌아가지 않는다해도 그건 내 탓이 아닐 것이다.
사실은 후자가 진짜다.
아직 난 진짜 어른이 아닌 것 같다.
한때 나의 주제는 '타인으로부터의 독립'이었다.
그 주제의 완성은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어른이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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