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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1시간이나 늦게 출근하여
꽃에 물 주고,
청소기 돌리고,
너무 더워서 대걸레질은 나중으로 미루고,
도서정리를 위해 책장을 갈아 엎다가,
아... 재미있는 책들이 참 많구나...
내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흐뭇해진다.
비록 3학기 동안 전공서적을 제외하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좀 손을 대볼까...
학기 시작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 하루 근근히 버티기가 용할테지만 말이다.
연구실엔 아무도 없고,
태풍때문인지 날씨는 우중충하고,
오면서 사다 놓은 샌드위치와 커피, 초콜릿이 쌓여있고,
읽진 않겠지만 마음에 드는 책도 몇 권 발견했고,
저녁엔 지난 주에 주문한 구두를 찾아올 것이고,
2주 간의 줄넘기 효과인지 본의 아니게 삼일 저녁을 굶은 효과인지
체중계 바늘이 평소보다 왼쪽을 가리켜 주고,
이번 달 안에 아이폰이 출시 예정이라 하고,
딱히 기한이 임박한 과제도 없고,
뭐.. 물론 몇몇은 임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빡빡하진 않다.
예를 들어...
다음달 설문지 배포를 위해 설문지도 만들어야 하고,
설문지 만들기 위해서 측정도구들 신뢰도 타당도 조사해야 하고,
설문지 배포를 위해 강의하시는 분들 섭외해야 하고...
인셉션도 아직 못 봤는데....
새로운 받은 사례들 개념화 하여 보고서도 작성해야 하고,
개강 전까지 스터디 2개를 돌리고,
기사 시험도 준비하고,
지금은 이렇게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단지 기대할 만한 것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재미가 있다.
지난 달의 피곤함과 권태로움은 기대 상실때문이었다.
무언가 기대할 만한 것들이 있다는 것.
해볼 만한 것들이 있다는 것.
내게 필요한 것은 뭔가 '기대할 만한 것'들이다.
그것들을 실제로 가지느냐 마느냐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나는 기대하는 것으로부터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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