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희안한 일이다. 밤 10경 아버지가 안방 화장실 변기에서 내려가지 않은 무척 굵은 똥을 발견했다. 식구들을 추궁하셨지만 아무도 아니었다. 다들 알리바이가 있었다.
안방 화장실은 대개 아버지가 사용하신다. 난 아버지가 안방 화장실에서 샤워하실 때, 아침 먹고 가장 먼저 나왔다. 어머니는 변비시란다. 남동생은 아버지가 출근하신 후 일어나서, 거실 화장실을 이용했다. 어머니가 보셨단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한번에 시원하게 안나오고 여러 번 걸쳐서 변이 나온다고 아침부터 짜증내셨다. 내가 들었다. 그러니 그렇게 굵을리가 없고, 아버지의 깔끔한 성격상 그럴리가 없다.
안방 화장실 변기는 물 내리는 장치가 반쯤 고장났다. 아래로 내려지지 않고, 위로 올려야만 물이 내려간다. 식구들은 모두 알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당황할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은 비어있었다. 집에는 똘똘하지만 짖지 않는 미니핀, 똘이만 있었다. 남동생이 마지막으로 나갔고 어머니가 제일 먼저 들어오셨다. 집안의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식구 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혹은 기억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낯선 사람이 들어왔었다는 것이다. 첫째는 식구 모두가 알리바이가 있고, 다른 식구 중 한명 이상이 그 알리바이를 증명하고 있기에 가능성이 희박하다. 둘째는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면 도둑일 가능성이 큰데, 아무것도 잃어버린 것이 없으며, 낯선 흔적이 전혀 없기에 이상하다. 우리 집에 훔쳐갈 것이 없긴 하지만, 만약 도둑이라면 뒤져보기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도둑이 아닌 누군가가 들어와서 똥만 싸고 나갔단 말인가. 이상하다. 후자가 진실이라면 목격자는 말이 없는 '똘이'뿐이다.
분명 남동생은 문을 잠그고 나갔다고 한다. 어머니도 들어오실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셨다고 한다. 그러나 전자자물쇠를 설치한 옆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서 많은 집이 털렸다. 지금은 휴가철이다. 전자자물쇠를 여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문이 채 닫기도 전에 잠그면 안 잠길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여러 번 있었다. 후자가 가능성이 더 크다.
참 별일인데, 은근히 무섭다. 식구들은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내일 당장 보조자물쇠키를 복사해야겠다. 열쇠 가지고 다니기 귀찮은데.
안방 화장실은 대개 아버지가 사용하신다. 난 아버지가 안방 화장실에서 샤워하실 때, 아침 먹고 가장 먼저 나왔다. 어머니는 변비시란다. 남동생은 아버지가 출근하신 후 일어나서, 거실 화장실을 이용했다. 어머니가 보셨단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한번에 시원하게 안나오고 여러 번 걸쳐서 변이 나온다고 아침부터 짜증내셨다. 내가 들었다. 그러니 그렇게 굵을리가 없고, 아버지의 깔끔한 성격상 그럴리가 없다.
안방 화장실 변기는 물 내리는 장치가 반쯤 고장났다. 아래로 내려지지 않고, 위로 올려야만 물이 내려간다. 식구들은 모두 알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당황할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은 비어있었다. 집에는 똘똘하지만 짖지 않는 미니핀, 똘이만 있었다. 남동생이 마지막으로 나갔고 어머니가 제일 먼저 들어오셨다. 집안의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식구 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혹은 기억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낯선 사람이 들어왔었다는 것이다. 첫째는 식구 모두가 알리바이가 있고, 다른 식구 중 한명 이상이 그 알리바이를 증명하고 있기에 가능성이 희박하다. 둘째는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면 도둑일 가능성이 큰데, 아무것도 잃어버린 것이 없으며, 낯선 흔적이 전혀 없기에 이상하다. 우리 집에 훔쳐갈 것이 없긴 하지만, 만약 도둑이라면 뒤져보기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도둑이 아닌 누군가가 들어와서 똥만 싸고 나갔단 말인가. 이상하다. 후자가 진실이라면 목격자는 말이 없는 '똘이'뿐이다.
분명 남동생은 문을 잠그고 나갔다고 한다. 어머니도 들어오실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셨다고 한다. 그러나 전자자물쇠를 설치한 옆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서 많은 집이 털렸다. 지금은 휴가철이다. 전자자물쇠를 여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문이 채 닫기도 전에 잠그면 안 잠길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여러 번 있었다. 후자가 가능성이 더 크다.
참 별일인데, 은근히 무섭다. 식구들은 낯선 사람이 들어왔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내일 당장 보조자물쇠키를 복사해야겠다. 열쇠 가지고 다니기 귀찮은데.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아람미술관
- 아버지의 깃발
- 미스 리틀 선샤인
- 실비 길렘
- 라울 뒤피
- 노트르담 성담
- 빠진
- 제주도
- 김녕해수욕장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연극
- 아크람 칸
- 숏버스
- 존 카메론 미첼
- 클린튼 이스트우드
- 이아고와 오델로
- 몽마르뜨
- 퐁네프 다리
- 신성한 괴물들
- 조너선 사프란 포어
- 2006년 정리
- 염쟁이 유씨
- 영화
- 오래된 정원
- 신년계획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모딜리아니
-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 잔느 에뷔테른
- 바벨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