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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심심풀이

플라밍고 2010. 7. 18. 23:08
자극이 필요하다.
뭔가 재미있는 경험.
가장 쉽게 만족을 주는 자극은 영화인데,
지난 일주일 동안 본 영화는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나잇 앤 데이'에서는 50세 탐크루즈 아저씨의 잘생긴 외모 덕분에 살짝 설렜으나 그때 뿐이고,
'필립 모리스'에서는 지금까지 너무나 남성적인 캐릭터를 맡았던 이완 맥그리거의 수줍고 섬세한 게이 연기가 새로웠으나 커플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애틋함과 설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싱글맨'은 니콜라스 홀트가 스크린에 보여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흐뭇했지만 뭔가 왕가위 영화를 흉내낸 듯한 인상을 받았고,
'하얀 리본'은 그리도 미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영상이라고 하던데, 너무나 완벽해서인가?
영화관에서 졸아본 적 없는데 하얀 리본은 초반 부분에서 꽤 깊이 잤다.
하지만 갈수록 초반에 졸았던 것이 후회가 되더라는...
'퍼니 게임'과 마찬가지로 '폭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는...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아이러니하게도 가해자가 느끼는 공포심.
'하얀 리본' 보러 가서는 배우 최민식도 볼 수 있었다.
그나마 가장 비일상적인 경험.
그 전에 '시'와 '하하하'는 너무 재미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었는데,
지난 주는 그에 비해 좀 실망이다.
뭘해야 재미있을까...

예전처럼 블로그에 영화 리뷰를 올리고자 하는 열정도 없고,
심장이 뛰어나올 것처럼 삶이 두근거리지도 않고,
지난 학기처럼 궁금해 미칠 것 같은 호기심도 잦아들었고,
재미있는 글을 써보겠다는 야심찬 다짐도 거의 하지 않고,
어떤 음악도, 어떤 글도 마음에 남지 않고 한 귀로 흘러나간다.
보이지만 본 것이 없고, 들리지만 듣는 것이 없다.
잠은 충분히 자지만 늘 피곤하고 지친다.
병인가?!
맞아! 뭘해도 피곤하다는 것이 가장 문제.

요즘은 운전에 슬슬 재미가 붙어서 가본 적 없는 동네로 놀러가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긴한다.
네비게이션은 없지만 무작정 어딘가 떠나볼까...라는 생각이 들어도,
요즘 기름값이 얼마나 비싼지,
지난달 카드를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긁어댔는지...가 동시에 떠올라
그냥 집에 있자...로 늘 똑같은 결론에 이른다.
결국 만사 귀찮다는 의미.

최근 페이스북에 가입하여,
놀랍게도 알아서 친구를 찾아주길래 살짝 신기해 했더니만
뭐... 별로 찾을 친구가 없더라.
가지고 있는 모든 이메일 계정을 총동원하여 친구를 찾아보니,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그랬었지... 그 사람들이 있었구나...
하지만 친구등록을 할 만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피곤한 시스템인 것 같다.
난 신비주의. 흠...

그래도 그나마 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방학이라 그리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아직 8월이 남았으니 나홀로 쳐박혀 있을 시간은 있다는 것이 희망적.
난 아무리 상담 공부를 계속해도 사회성 기르기는 글렀다.

아무튼 자극이 필요하다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