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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람

Thank you!

플라밍고 2008. 11. 3. 02:35


예상치 못했던 선물에 즐겁고 행복하다. 난 늘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애쓰고,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불안해 했는데, 소소한 일상을 통해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기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내가 그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를 것이다.

한 때 나는 스스로에게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을 수 없어서 괴로웠던 적이 있다. 난 늘 실패하는 듯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전혀 없어보였고, 절망했고, 우울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어떻게든 내 존재의 의미를 발견해보겠다고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해서 시작한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자원봉사 중에도 때로는 내가 무얼 하고 있나 싶었다. 나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존재가 타인에게 무엇을 나눠줄 수 있겠나하면서 포기하려는 이유를 수십가지나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무언가를 나눠주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했다. 나보다 근사한 존재를 만나 절망에서 벗어나고 다시 세상을 딛을 힘을 얻었다. 책에서만 보던 진부하기만 하던 믿을 수 없던 교훈적인 사건이 내게도 일어났다. 무엇보다 그는 나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해주고 수용해주었다. 전혀 낯선 타인인 나를 온전히 믿고 의지해주며 용기를 내는 그 덕분에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보여준 삶의 에너지는 나를 재충전하고도 남을만큼 넘치고 생기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그가 비현실적이고 두렵기도 했다. 내가 전혀 본 적 없고 상상해본 적 없는 열정과 차분하고 강렬한 에너지는 나를 주춤하게 만들고 한 발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래도 그는 훌륭했다. 슬며시 도망치는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했고 늘 먼저 손을 뻗어왔다. 난 끝까지 비겁할뻔 헀는데, 그가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히도 결국 나역시 그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늘 나를 기억해주는 그에게 감사하고, 나 역시 늘 그의 안부와 안녕을 빌고있다. 서로의 성장을 아무런 판단없이 바라봐줄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주어서 덕분에 내 삶이 훨씬 풍부해졌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