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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여행

제주도 여행 : 한라산

플라밍고 2010. 6. 27. 22:55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서 관음사 코스로 내려왔다.
오전 8시쯤 출발하여 오후 12시에 정상에 도착.
관음사 주차장에 내려오니 오후 4시.
올라가는 것은 재미있었는데, 내려오는 것은 꽤 지루했다.
관음사 코스는 칙칙하고 우중충하여 무섭기까지 했다.
날다람쥐 마냥 쏜살같이 내려가버린 우경양을 놓아버리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살금살금 내려오다가
시끄럽기 그지없는 여행객 무리를 피하고자 돌길을 지그재그 주법으로 돌파.
끝이 보였을 때의 그 기쁨이란...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라도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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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800M 정도.  
과자 바나나킥 봉지가 축구공만큼 부풀어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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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지나가주어 더위를 달랠 수 있었다.
이 맛에 한라산을 올라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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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던 하늘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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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백록담.
날씨가 맑아서 훤히 볼 수 있었다.
10분 뒤에는 안개가 끼어서 볼 수가 없었던 귀한 모습.
생각보다 작았다.
거대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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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생성의 마지막 단계란다.
잎이 사라지고 하얗게 변해버렸지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나무들이란다.
 
하트 구름
저 밑이 정말 깊은데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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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치고는 마음에 드는 사진.
구름이 연기처럼 피어올라 먼가 신비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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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아래에 물이라도 흘러줬으면 좋았을텐데...
바라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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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우중충하고 까마귀와 온갖 날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숲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생물체가 바스락 거리고,
다리는 마음처럼 움직여주질 않고,
돌길은 울퉁불퉁...
산에 올라간지 8시간쯤 되니까 산림욕을 즐겨줄만한 여유가 없어졌다.


한라산을 내려오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숙소로 출발
하루종일 다리가 욱씩욱씩거리고 열을 뿜어냈다.
전신마사지를 받았으나 움직이지 않던 근육들이 총 동원된지라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그래도 오랫만에 근육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고
맑은 공기와 훌륭한 경치를 즐기니
어찌나 하루가 생생하던지
등산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더라.


가장 좋았던 것은,
산내음.
아스라히 기억이 나는 익숙한 냄새가
어렴풋한 향수를 자극했다.
맞아! 난 산골에서 자랐었지...
그 다음이 산소리.
뻐꾹새는 정말 '뻐꾹'했고,
까마뀌는 '까악'했다.
동굴 앞을 지날 때 쉬익 지나가는 찬바람 소리,
저 멀리 숲속에서 들리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내 숨소리,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가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