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ISTJ

플라밍고 2008. 4. 27. 00:16

MBTI 검사결과를 받아보고는 '역시나'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남들로부터 늘 들어온 내 성격이다. 그래도 달랐음 했다. '세상의 소금형' 따위는 싫다. '생의 한가운데'의 니나처럼 불확실함 앞에서 당당하고 용감하며,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사람이고 싶은데, 난 아니다. 난 '통제' 아래서 안정적인 사람이다. 그냥 내 성격 받아들여야 할텐데,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인지 내 주위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나랑 대부분 다른 성격이다. 상황보단 사람을 향하고, 사실보단 감정을 향하고, 현실보단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나와 다른 성격에 매력을 느껴서인가 보다. 그리고 대리만족을 한다. 때로는 현실감 없는 그들이 답답해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 사람들의 이상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검사를 통해 내가 알던 내가 아닌 다른 '나'를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역시 그냥 '나'를 재확인했다. 남들과 부모-자식 관계를 맺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남들 시선 신경 안쓰고, 내 멋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불쑥하는 요즘은 그냥 피곤해서인가보다. 생각도 잘 안되고, 말도 잘 안나오고, 방금 전 일도 잘 기억나지 않는, 내 볼품없는 체력을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