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새로운 동네 나들이
플라밍고
2006. 12. 17. 00:06
오전 11시
좀 어설픈 도슨트의 작품설명을 듣고, 몇 점 안되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대략 1시간 걸렸다. 서울대 미술관 첫 개관작이라는데, 별 감흥 없다. 3000원이라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 관람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생은 무료라는데 부러워했다. 미술관 있는 학교라니 부럽다. 워낙에 팝아트에 별 감흥없는데다 인기에 연연하는 앤디워홀은 더욱이 별로다. 굳이 팝아트라면 리히텐슈타인 쪽으로 더 기운다.
고고한 척 하는, 있는 척 하는, 원본의 아우라만이 예술이라고 단정해버리는 데는 반대한다. 의미를 확장하고 세상 그 무엇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고, 다양한 해석을 수용하는 현대예술에 동의한다. 그래서 대중에게 먼저 다가서고, 엄청난 메시지를 내포하는 것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강렬한 이미지만을 내세우는 팝아트의 탄생의의는 매력적이다. 원본을 수없이 복제하다 보면 메시지는 사라지고 패턴만이 남는다. 그런데 왜 그래야하지?
강렬하긴 하지만 재미가 없다. 감흥이 없다. 관심 받고 싶어 안달난 작품들에 금세 지루해진다.
The Shadow
이번 전시회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The Shadow>와 <Souper Dress>. 일단
죽음에 대한 작가들의 고찰이 좋다. 더군다나 위 작품은 앤디워홀답게 죽음 앞에서도 시선을 의식하는 듯해서, 그다워서 만족스럽다. <Souper dress>는 재치있어서 좋고. 아, 삽화집의 앤디워홀 무덤 앞에 놓여있던 캠밸스프 통조림도 인상깊었다.
오후 1시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순대곱창볶음을 실컷 먹었다. 처음 가보는 서울대에서 길을 헤매느라 의도하지 않게 서울대 투어를 하느라 약속 시간에 30분을 늦었다. 순대 얻어먹으러 갔다가 염치없어진 점심.
오후 4시
오랜만에 대한극장. 아는 사람을 통해 경로우대로 반값으로 영화관람했다. 반지의 제왕류의 판타지 영화인줄 알고 본 <판의 미로>는 어찌나 무서운 영화였는지... 원래 동화들이 사실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라는 것을 잠시 잊었다. 동화의 탈을 쓰고 무시무시한 스페인 내전을 다룬 정치성 짙은 영화였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겸 아이들을 데리고 이 영화 관람하는 것은 삼가해야 할 듯. 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한 영화. 의도적으로 아이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장면은 본 기억이 없다. 세상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운전하시는 버스에 한눈 팔다가 내가 타야할 버스 놓칠뻔 했다. 버스 안에도 반짝반짝 장식했다. 쿡... 귀여우셔라.
오후 8시
충무로까지 가서는 동아리 송년회를 가뿐하게 제끼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조촐한 만남을 파했다. 쓸데없이 밀리는 양화대교를 넘어 방화동에서 파스타로 저녁식사.
오후 9시 40분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 잠깐 잠잠해진 동안에 얼른 버스타고 집으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함박눈이 내렸다. 오랜만에 눈 맞았다. 가득이나 다리에 피 안통하는 부추신고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녔는데, 눈 때문에 더욱 조심조심 집에 도착했다.
오후 11시
집 밖이 온통 하얗다. 내일이면 새까맣고 질퍽질퍽 댈게 뻔하지만 당장은 예쁘다. 내일은 무척 춥다는데 추워야 겨울답지.
평소보다 일찍 활동을 시작하여 새로운 동네에서 길을 좀 헤매고, 동선이 좀 피곤했던 하루. 요즘에는 서울 나들이 한 번 하면 무척 피곤하다. 예전엔 그 먼 길을 어떻게 매일 다녔을까. 그래도 오랜만에 선배도 만나고 후배도 만나고 동기도 만나고, 영화동아리임에도 처음으로 이 멤버로 영화도 보고. 하루종일 졸립기도 했지만, 왠지 좀 웃기는 하루.
오후 1시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순대곱창볶음을 실컷 먹었다. 처음 가보는 서울대에서 길을 헤매느라 의도하지 않게 서울대 투어를 하느라 약속 시간에 30분을 늦었다. 순대 얻어먹으러 갔다가 염치없어진 점심.
오후 4시
오랜만에 대한극장. 아는 사람을 통해 경로우대로 반값으로 영화관람했다. 반지의 제왕류의 판타지 영화인줄 알고 본 <판의 미로>는 어찌나 무서운 영화였는지... 원래 동화들이 사실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라는 것을 잠시 잊었다. 동화의 탈을 쓰고 무시무시한 스페인 내전을 다룬 정치성 짙은 영화였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겸 아이들을 데리고 이 영화 관람하는 것은 삼가해야 할 듯. 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한 영화. 의도적으로 아이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장면은 본 기억이 없다. 세상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운전하시는 버스에 한눈 팔다가 내가 타야할 버스 놓칠뻔 했다. 버스 안에도 반짝반짝 장식했다. 쿡... 귀여우셔라.
오후 8시
충무로까지 가서는 동아리 송년회를 가뿐하게 제끼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조촐한 만남을 파했다. 쓸데없이 밀리는 양화대교를 넘어 방화동에서 파스타로 저녁식사.
오후 9시 40분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 잠깐 잠잠해진 동안에 얼른 버스타고 집으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함박눈이 내렸다. 오랜만에 눈 맞았다. 가득이나 다리에 피 안통하는 부추신고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녔는데, 눈 때문에 더욱 조심조심 집에 도착했다.
오후 11시
집 밖이 온통 하얗다. 내일이면 새까맣고 질퍽질퍽 댈게 뻔하지만 당장은 예쁘다. 내일은 무척 춥다는데 추워야 겨울답지.
평소보다 일찍 활동을 시작하여 새로운 동네에서 길을 좀 헤매고, 동선이 좀 피곤했던 하루. 요즘에는 서울 나들이 한 번 하면 무척 피곤하다. 예전엔 그 먼 길을 어떻게 매일 다녔을까. 그래도 오랜만에 선배도 만나고 후배도 만나고 동기도 만나고, 영화동아리임에도 처음으로 이 멤버로 영화도 보고. 하루종일 졸립기도 했지만, 왠지 좀 웃기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