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요즘 나는, 여전하지만 다르다.

플라밍고 2006. 11. 10. 01:14

여전히 내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고, 다른 존재도 의심스럽다.
여전히 미래는 불확실하고 개선된 상황따윈 없다.
여전히 이성과 욕망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는다.

게다가 갈수록 존재는 무거워진다.
게다가 갈수록 가족은 늙고 쇠약해진다.
게다가 갈수록 선택은 어려워진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내 삶을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청천벽력 같은 아버지의 건강악화에도, 한 달을 준비한 여행이 물거품이 되었어도, 새로운 계획 앞에서 주저앉게 되었어도, 오롯한 두 다리에 힘을 준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