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알바를 휴가처럼

플라밍고 2018. 8. 5. 21:00

대전, 엑스포광장, 달밤소풍


2월 졸업 후, 

심신이 상당히 피곤했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 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음. 

그러다가도 문득 '뭔가 해야하지 않나?'라는 조급함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내키지 않은 무언가를 하다가 다시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기를 반복하는 중. 


카이스트와 포스텍 영재교육원에서 4-5일 정도 머물면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숨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루고 있는데, 

다시금 조급함에 이끌려 나가고 싶지 않음을 확인하게 되어 만족스러움. 


아주 오래전부터였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는 늘 내가 원하는 것만큼 채워지는 것 같음. 

굳이 조급하게 굴지 않아도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것들이 다가왔음. 

종교는 없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 손에 들어온다는 믿지 못할 믿음이 있음. 


카이스트, 포스텍 영재교육원 일도 딱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예상치 못한 시점에 제안이 들어왔고

편안하고 시원하게 세상 널널하게 지내고 있는 중. 


포항, 호미곶 해맞이 과장, <상생의 손>


포항에 올때마다 하루만 머물렀어서 호미곶, '상생의 손'을 보러 갈 여력이 없었는데, 

이번에 호미곶 해맞이 광장을 다녀옴. 

'상생의 손'을 본 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만

호미곶까지 가게 된 과정이 나로서는 의미가 있음.

설사 내가 얻는 것이 있더라도 귀찮은 것은 딱 질색이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도 싫어하고, 

누군가의 자원(시간, 체력, 돈 등)을 함께 하는 것은 특히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나

어쨌건 위의 세 가지를 모두 감당한 결과임. 

딱히 거창할 것 없는 것이나 내가 그만큼 쓸데없이 경직되어 있다는 얘기. 


외부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문제를 분석하고 예측하느 것은 필요하지만

나의 내적 경험을 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완전 동의하므로

그냥 '그렇구나'하고 지나가려함. 

 

덕분에 올 여름은 특별한 휴가 일정 없이도 

널널하게 일을 하면서 휴가 온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었음. 

지난 한달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했으나 한켠 물러나보니 참으로 감사한 일들이 많음. 

늙긴 늙었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