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탈

플라밍고 2017. 6. 20. 10:00

Salvador Dali, The Persistence of Memory 

 

오늘만 잘 버티면 될 것 같은데.

오늘이 원래 예정된 심사일이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가슴을 졸이며 심사장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겉으로 드러나는 별다른 변화없이 일상을 지내고 있으나

심장은 두근거리고 이 시간 자체가 따끔거린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시간이라도 삶의 의미는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데,

아픈 줄도 모르고 넘어가던 예전에 비하면 매순간이 보다 힘들다고 지각하는 거,

그리고 딱히 숨기지 않는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이다.

6월까지는 이 생각 저 생각 말고 그냥 쉬어야지, 놀아야지 하면서,

머리로는 다시금 수정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짜느라 복잡했는데,

적어도 오늘 하루는 그냥 이렇게 두근거리는 상태로 심경이 복잡한 상태로 놔둘란다.

 

내가 스트레스 상황일 때 주로 실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할 때 충동적으로 굴고

충동적으로 나서도 될 때는 경계한다는 것인데.

아몰랑, 그냥 될대로 되라지.

 

이도저도 아닌거 세상에서 제일 싫은데,

최근 몇년간 나에게 가장 마음에 안드는 점이 바로 그 이저도저 아닌 태도이다.

몰라, 6월은 통제없음이다.

봄도 아닌 여름에 이러기 쉽지 않은데.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