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나만의 공간'

플라밍고 2015. 10. 11. 14:39

 

 

Piet Mondrian

 

 

아끼던 목걸이, 애플 이어폰이 사라졌다. 

없어졌다는 걸 안지 꽤 됐는데도 정성껏 찾지 않는다.

외출할 때마다 불편한데도 '찾으면 있겠지'라고 생각만 할 뿐 찾지는 않는다.

찾기가 귀찮은지 찾아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싶진 않다.

아무튼 내가 '찾지 않는다'라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나의 무기력은 '찾지 않는다'에서 비롯된다.

난 듣던 음악을 듣고, 만나던 사람을 만나고, 먹던 것만 먹고, 보던 것만 보고, 가던 곳만 간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한 차이에서 새로움을 느끼고 재미있어 할 수도 있는데,

새로움을 찾으려 들지 않는다.

쉬고 싶었다.

 

사실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계속 쉬고 싶은 걸 보니, 지금 내게 원하는 쉼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말고 다른 건가 보다.

이것저것 통제하지 못해 안달하면서 갑갑하게 살던 게 싫어서,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고 그냥 흐름대로 둥둥 떠있었더니 이제 이것도 질린다.

이제 슬슬 조금 더 원하고 조금 더 긴장하고 조금 더 경쟁하고 싶은가 보다. 

갖고 싶어서 안달나고 싶고, 기다리며 설레고 싶고, 혹시 어긋날까봐 불안하고 싶고.

 

어쨌건 휴일에 혼자 연구실에 나와 따뜻한 커피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 듣고 있자니 참 좋다.

어쩌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혼자 있을 수 있는 연구실일지도 모른다.

내년엔 나만의 연구실을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