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쁨

플라밍고 2014. 10. 2. 02:23

바쁘다.

또 바쁘다.

 

바쁜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새삼스러운 것은 바빠서 많이 힘들다는 것이다.

종종 걸음으로 길을 걷다가 횡단보도 중간에서 갑자기  서러워져서 털썩 주저앉아 울 정도는 아직 아니지만

이 상태로는 거의 다 온 것 같다.  

 

요즘 나는,

병이지 싶을 정도로 들어오는 일은 마다않고 하고 있고,

그 덕에 자꾸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고 있다.

자꾸 미안해지는 것이 가장 힘든데,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온전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나는 어떻게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애써보지만

늘 약속에 늦고, 취소하게 되고,

연락에 반응하지도 못하고,

미안해지기만 한다.

 

'시간관리' 강의를 하면서

중요하면서도 긴급하지 않은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하는데,

정작 나는 아둥바둥 중요하면서도 긴급한 것을 처리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동동거리며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틴다.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난 왜 매번 이렇게 사는 걸까.

  

사실 나는 요즘,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너무 많은 사람을 듣고,

너무 많은 말을 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하겠다고 한 것들이라 누굴 원망할 수도 없지만,

여하튼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피곤하고 힘들다."라고 한 마디를 못해 고생이다, 정말. 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