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실패

플라밍고 2010. 11. 30. 23:58

# 생각보다 마음이 안좋다.
甲의 지위를 얻고자 했던 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를 믿는다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지를 감지하지 못했다.

유독 그가 그리 마음에 남는 것은 실패사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서 나를 보았기 때문에 쉽게 놓아지질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미안하다.
내 무능함이 살고자 하는 그를 버텨내지 못했다.
그의 경험을 함께하지 못했다.
덕분에 꽤 아프게 하나를 배웠다.
정말 미안하다.

# 때론 내가 더이상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내가 너무나 자동적으로 비현실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고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내 판단기능을 위협한다.
현실 속에서 생생하게, 도덕적이고 우아하게 살고 싶다.
그것이 치열하고 우왁스럽고 구질구질해야 한다면 얼마든지.
결국 같은 말이로구나.
배움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