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기몸살
플라밍고
2010. 5. 11. 23:44
요즘 감기는 신종플루의 변형이라고 하던데,
신종플루도 플루의 변형 아닌가.
그럼 나는 플루의 변형의 변형을 앓고 있다.
열이 나서 목이 마르고 그 때문에 기침이 난다.
기침이 잦으니 뱃가죽은 당기고 골이 흔들린다.
몸은 땅 속으로 꺼질 것같이 무겁다.
침대에 누우면 몸이 저절로 녹아버려 침대와 하나가 되는 지경에 이르는데,
잠은 들지 않고 머리는 항상 깨어있다.
신기하게도 학교에 도착하면 기침만 왕성할 뿐 다른 증상들은 숨는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열이 오르고 온 몸의 기운이 빠져나간다.
사람이란 참으로 효율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감기몸살의 증상이 싫지 않다.
몸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이 싫지만은 않다.
내가 녹아 없어져 버리는 것 같지만 무언가 대단히 아늑하고 안전한 것에 싸여진 듯하다.
하지만 눈치없는 뇌가 생생하게 깨어 있는 것이 좀 얄밉다.
1+1=2 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연구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그렇게 상식적인 연구주제가 아직 남아있다면 그보다 더 의미있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가도,
무언가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법한, 현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만한 연구를 해야겠다 싶다가도,
애초에 그런 비합리적인 환상따윈 접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스스로를 달래다가도,
이런 단순한 연구는 나의 능력을 백만분의 일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석사논문은 그저 졸업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고,
단순하든 복잡하든 논리만 있으면 된다며 안심하다가,
그 논리를 갖추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아이쿠!! 내 몸은 천근만근이라 중심을 꽉 잡고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데,
내 머리는 경박스럽게도 이리저리 봄바람에 휘청거린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려니..
그 혼란과 앓음 속에서 혼미해진 덕분에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
이번엔 제주도 가서 다 버리고 와야겠다.
음하하
신종플루도 플루의 변형 아닌가.
그럼 나는 플루의 변형의 변형을 앓고 있다.
열이 나서 목이 마르고 그 때문에 기침이 난다.
기침이 잦으니 뱃가죽은 당기고 골이 흔들린다.
몸은 땅 속으로 꺼질 것같이 무겁다.
침대에 누우면 몸이 저절로 녹아버려 침대와 하나가 되는 지경에 이르는데,
잠은 들지 않고 머리는 항상 깨어있다.
신기하게도 학교에 도착하면 기침만 왕성할 뿐 다른 증상들은 숨는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열이 오르고 온 몸의 기운이 빠져나간다.
사람이란 참으로 효율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감기몸살의 증상이 싫지 않다.
몸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이 싫지만은 않다.
내가 녹아 없어져 버리는 것 같지만 무언가 대단히 아늑하고 안전한 것에 싸여진 듯하다.
하지만 눈치없는 뇌가 생생하게 깨어 있는 것이 좀 얄밉다.
1+1=2 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연구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그렇게 상식적인 연구주제가 아직 남아있다면 그보다 더 의미있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가도,
무언가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법한, 현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만한 연구를 해야겠다 싶다가도,
애초에 그런 비합리적인 환상따윈 접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스스로를 달래다가도,
이런 단순한 연구는 나의 능력을 백만분의 일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석사논문은 그저 졸업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고,
단순하든 복잡하든 논리만 있으면 된다며 안심하다가,
그 논리를 갖추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아이쿠!! 내 몸은 천근만근이라 중심을 꽉 잡고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데,
내 머리는 경박스럽게도 이리저리 봄바람에 휘청거린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려니..
그 혼란과 앓음 속에서 혼미해진 덕분에 제주도행 티켓을 끊었다.
이번엔 제주도 가서 다 버리고 와야겠다.
음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