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고

플라밍고 2010. 5. 3. 10:48

조수석 백미러만 없어진 줄 알았더니, 옆문과 뒷범퍼까지 깨졌다.
백미러쯤 얼마나 하겠냐는 마음으로 정차하여 살펴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공업소로 들어갔더니,
수리비가 백만원이 넘는다길래 보험처리하고, 
아빠한테 집에 들어오기만 해보라는 협박과 함께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었다.
한동안 다시 무거운 가방을 낑낑 둘러메고 북적대는 지하철을 타고 와야할 듯...

오늘 아침에는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내 뺨을 수차례 때려가며 졸음을 쫓았건만,
남들은 졸리다가도 운전대만 잡으면 깬다던데,
나는 멀쩡하다가 운전대만 잡으면 졸리니...

우경양은 수면장애를 의심하고,
난 오랜기간 삼화고속에 길들여져서 이동수단을 타면 자는 습관이 형성된 것이라 했다.

매일 고속도로 안내전광판은 사망사고의 30%가 '졸음운전'이라고 번쩍댔고,
이러다 언젠가 사고가 나지... 하고 매일 생각을 했는데,
정말 사고가 나네.
그나마 사람은 안 다치고 돈만 나가는 사고여서 다행.
어떻게든 돈 쓰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듯...
어찌됐든 살면서 여러 사고에도 불구하고 늘 털끝하나 안 다치고 살아남았지 않느냐고 의기양양하며,
사람 많은 만원 지하철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다니느니,
돈을 많이 벌어서 기사를 고용하겠다는 철없는 생각으로
근무시간에 늦었음에도 여유부리며 학교 도착.

젠장, 할 일 무지 많은데.. 
어느 세월에 지하철 타고 집에 가냐...